브랜드에 인문학을 담다
브랜드에 인문학을 담다
  • 박지순 발행인
  • 승인 2019.05.2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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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립반포 도서관 인문학 특강과 관련하여
(사진=모던하우스 매장)
(사진=모던하우스 매장)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대한 탐구가 인문학입니다. 우리는 어떤 주제이든 앞에 혹은 뒤에 인문학이란 이름을 붙이면 해당 강의가 되는 인문학 홍수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증가된 초연결 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입니다.

금번 기획특집은 머스트뉴스에서 기획을 하고 서초구립반포 도서관에서 시행하는 '길 위의 인문학' 강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중 첫번째 강의는 브랜드에 인문학을 접목해 보았습니다. 근래에 집필된 브랜드와 인문학에 관한 학자의 철학적 담론이 아닌 인간을 아니 '고객'을 탐구하는 리빙브랜드 상품기획 전문가의 직무에 대한 현실적 이야기입니다. 

브랜드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논하기 전에 과연 '브랜드'란 무엇일까요?

브랜드란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자의 것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나 상징물의 결합체입니다.  노르웨이의 고어 ‘brandr’ 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태운다’라는 뜻을 지니는 브랜드는 과거에 본인이 기르는 소들의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해 소 등에 새긴 낙인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스스로 내 것이라고 말하기 전에 남이 알아봐주는 표식입니다.

현대에서 브랜드를 인식하는 방식은 해당 브랜드의 위상 및 이미지와 결합시켜고 브랜드 제품의 소유 유무에 따라서 남들과 나를 구분짓는 차별성의 개념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즉 단순한 소유여부를 떠나서 소유자의 부,지위,취향 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줍니다. 그런데 점차 브랜드 제품의 소유 여부가 퇴색되어 가고 남과 함께 사용하는 무소유 및 공유경제시대가 도래한 현 시대에서 새삼 인문학을 브랜드에 접목한 까닭은 브랜드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진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번 길 위의 인문학 강의는 리빙분야에서 국내시장을 선도하는 모던하우스의 16년차 직소싱엠디 경력의 최정아 부장이 진행했습니다.

모던하우스는 1996 년 이랜드에서 런칭한 장수 브랜드입니다. 국내 브랜드의 수명이 20 년을 넘기기 힘든데 올해로 23주년을 맞았습니다. 해당 브랜드의 런칭시점이 외환위기를 맞아 국내소비가 위축되었던 해였지만 꾸준히 성장하여 단일 유통 브랜드로 4 천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꾸준한 성장의 이면에는 여러 위기들을 극복한 MD(머천다이저)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모던하우스는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이랜드 경영철학을 근간으로 가격대비 가치가 높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브랜드 철학이 있었습니다.

최정아 부장은 브랜드에 인문학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지를 의외로 단순하게 정의했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한 학문인 반면 브랜드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니 결국 고객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브랜드에 인문학을 담는 방식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관점에서 생각하는 거에요. 만약 이 상품을 당신이라면 구매할까? 아니면 친한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가?" 라는 기초질문부터 고객의 생애주기 , 생애의 굵직굵직한 이벤트들, 고객의 삶이 숨쉬는 다양한 공간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광산을 파듯이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그 니즈(NEED)들을 맞추어보라고 조언합니다.

현대의 고객은 단순 고객이 아니라 앞에 반드시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스마트컨슈머'에게 제품을 판매하려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실례로 상품기획 프로세스를 설명해주었습니다.

"보통 브랜드에서 제품의 소매가를 결정할 때 이익률을 따져서 원가를 기준으로 책정하지만 모던하우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고객심리가격을 먼저 연구한 이후 희망소매가 기준을 세우고 원가를 역설계합니다."

가령 햇빛을 가리는 암막커튼의 경우, 과거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30,40 만원대를 훌쩍 넘어갔습니다. 가정주부이기도 한 최부장은 어떻게 하면 10만원에 못미치는 가격으로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커튼의 원재료는 당연히 원단과 봉제이기에 원단을 생산하는 수 많은 기업들을 찾아다녔고 목표한 원가로 공급받을 수 있는 공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원단의 원재료는 원사(실)여서 원사를 생산하는 공장을 힘겹게 찾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원단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암막커튼에 이어 방한커튼의 경우는 시중 대부분의 소매점들이 장막커튼을 방한기능도 있다고 영업을 하는데 실제 온전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최부장은 고민 끝에 집에 있는 이불을 창문에 걸어보니 실내 온도가 3도 이상 올라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툼한 이불을 커튼용도로 쓰기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을 통해서 결국 압축솜을 커튼 원단 사이에 삽입하여 진정한 방한 기능을 갖춘 커튼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20 년 넘게 모던하우스에서 일하면서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상품을 기획하는 근간에는 고객 중심 마인드가 기초가 되었습니다. 

한번은 모던하우스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보통 매출이 떨어지면 어느 시점에서 올라오며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곡선을 그려야 정상인데 올라와야 하는 시점에서 내리막길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MD들의 자만심에 기인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의 상승된 매출로 고객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상품기획팀 전원이 국내 및 해외의 리빙숍에서 몇날 몇일 새벽부터 밤까지 제품과 고객에 대해서 연구하고 조사한 끝에 다시 매출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에서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얼까요? 보통 인문학 공부가 창의성을 길러 준다고 하는데 창의성은 끊임없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궁금해 해야합니다. 브랜드는 고객을 궁금해 해야 합니다. 최정아 부장의 인문학은 고객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싱글족들을 위한 상품들이 많이 개발되었는데 싱글족이라고 하나로 통칭되지만 라이프스타일은 여러가지로 세분화가 가능합니다. 아직 독립하지 않은 학생들도 싱글이고 독립하여 혼자사는 사람도 싱글이며 결혼했지만 각 방을 쓰는 중년층도 싱글입니다. 이렇듯 고객을 세분화하는 작업은 현대 소비자들의 다양한 need 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에서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콘텐츠커머스'를 제시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라이프스타일 서점인 '츠타야'를 소개했습니다. 책을 파는 공간인 서점에서 책과 관련한 상품들을 함께 판매함으로써 고객들은 그곳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책과 음악,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합니다. 이러한 공간은 보다 많은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여 재방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컨셉스토어입니다.

츠타야는 유통업계에서 하는 주된 고민인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우리 매장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질문들 그리고 실행력은 과거,현재를 이어 미래에도 브랜드 전문가들의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머스트뉴스 박지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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