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미국 취업의 허와 실
[해외취업] 미국 취업의 허와 실
  • 머스트뉴스
  • 승인 2019.06.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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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로직스 박선규 대표가 들려주는 미국의 생생한 취업 이야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과 미국의 취업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두 나라의 청년들과 사회구성원들이 일자리에 대해서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취업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임의고용(at-will employment)라는 개념이 자주 나옵니다. 특별한 경우들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고용주와 피고용자는 언제든지 고용관계를 시작하거나 끝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고용주나 그 역할을 대리하는 인사부서원에 의하여 고용계약 해지를 통보하면 그 즉시 근로자를 퇴사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근로자도 퇴사 의견을 전달하고 그 즉시 고용관계를 끝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예로 말씀드리면, 오래전 제 지인의 회사에서 아침에 회의를 하는데 그 지인에게 옆자리에 있는 직원을 오전 내내 잘 감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 이유는 점심 때 즈음해서 그 직원에게 해고통보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고, 혹시 그 직원이 눈치를 채고 회사기밀이나 기물을 가지고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옆자리에 있던 제 지인에게 특별한 지시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대부분 기업들은 근로자 각각이 어떠한 특별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만약 능력이 부족하거나 회사에서 그 직무가 필요하지 않게 되

면 근로자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문제가 된다고 느끼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와 상반되게 한국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 법적으로나 사회 문화적으로 당연시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는 사고방식 차이가 상당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차이가 있으므로 미국 청년들은 일반적으로 회사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포커스를 두고 회사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미국에서도 한국과 같은 공채 제도가 있어서 General Electric 같은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채용하고 그들을 일반 사무직으로 키워나가는 제도도 있었으나, 요즘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은 실용주의적인 사고가 강한 문화를 갖고 있으므로 자기소개서를 보면 ‘immediate impact’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즉, 출근 즉시 직무에 맞게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 미국기업에는 강하게 어필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 직무에 포커스를 두는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그 직무에 전문성을 갖춘 ‘커리어’라는 컨셉이 중요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A라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십니까?” 혹은 “어디 다니세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A에 다닙니다.”라는 답변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번역해서 B라는 기업에 다니는 미국인에게, “What do you do for a living?”이라고 묻는다면, “I am an engineer.” 혹은 “I am a sales rep. for B”라는 식의 답변을 듣게 됩니다. 단순한 차이 같지만 이런 단순한 질문과 답에서도 사고방식에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한국의 경우는 기업에 ‘다닌다’라는 표현을 통해 출퇴근 중심의 정규직 개념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성향이 강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내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점이 되면서 어떤 회사에서 근무하는 지는 부차적인 것으로 표현됩니다.

미국기업에 취업을 희망한다면 회사 website의 career page를 통해 채용공고를 확인한 후, 지원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취업에 가장 큰 걸림돌인 work authorization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제 하에 가장 쉽게 1차 면접까지 가는 방법은 그 회사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추천을 받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인이 있다면 부탁을 하면 되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Facebook이나 LinkedIn 등을 통해 새 친구들을 만들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한국에서의 취업절차와는 매우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소개를 받거나 추천을 받는 것을 부당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추천을 통하면 1차 면접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또한 SNS를 통해 해당 기업의 인사팀 직원(일반적으로 Recruiter, 혹은 HR로 표기되나 인력운용부서가 아닌 인력채용부서원인지 확인 필요)에게 해당되는 직무에 대해 문의를 해보고 정보를 얻는 활동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미국기업의 인사팀 직원들은 의외로 상당히 친절한 경우가 많으므로 기대 이상의 정보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1차 면접은 보통 인사팀 직원과 전화나 화상 통화로 진행하게 됩니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서류로 제출된 이력이 실제로 맞는지, 대화에 큰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 절차에서 인사팀 직원을 만족시킬 경우, 이 직원은 지원자와 고용을 희망하는 부서장 사이에서 에이전트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절대적으로 회사측 입장에 서는 것이 아니고 때때론 지원자 입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특이점입니다. 1차 면접 후에는 온라인 테스트 등이 하나의 절차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2차+ 면접에서는 함께 근무하게 될 부서의 부서장과 직원들을 만나서 면접을 진행하게 됩니다. 한국과 달리 1:1 면접이 일반적이며, 그러다 보니 5-6개의 세션으로 나눠서 면접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시간이 하루 종일 소요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채용 프로세스의 디테일은 기업마다 상이하지만 한국기업들과 크게 다른 점은 인사팀 면접이나 임원 면접의 중요도가 높지 않고 실무팀원들과의 면접 중요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쉽게 탈락한 경우라면, 회사 홈페이지에 다른 오프닝이 있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적절한 자리가 보인다면 인사팀 직원에게 연락을 취해서 그 부서장과 면접이 가능한지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인사팀 직원에게 꼭 취업을 희망하는데 다른 부서로도 지원서를 보내줄 수 있는지 문의하십시오. 많은 미국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는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는 의미는 실력은 갖추고 있으나 지원한 부서가 해당 인력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충분히 다른 부서로도 지원을 검토해 볼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기업에 지원할 때는 그 기업에서 원하는 직무를 정확히 이해해서 지원자가 그것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물론 인재상, 비전, 성격 등이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at-will employment가 일상화된 미국사회에서는 실력이 있는 인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합니다. 미국 고용주 입장에서 보면 노동법으로 피고용자가 비교적 덜 보호되기 때문에 실력 위주로 채용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ㅣ 필자 : 에니로직스 박선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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