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일 조호바루 '북경한의원' 원장 "인연에 감사하면..."

정우석 기자 승인 2021.04.11 21:56 | 최종 수정 2021.04.11 22:43 의견 0

싱가포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 조호바루에서 한국교포로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일 북경한의원 원장의 인터뷰입니다.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 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에 거주하는 교민이 내원 환자의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80% 이상이 말레이시아, 싱가폴 현지인과 외국인 고객입니다. 중풍, 고혈압, 당뇨, 심장병, 중증 위장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일을 시작하시기까지, 다양한 삶의 경험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좀 나누어주시겠어요?

외고 1기 출신이라 남들보다 외국어를 빨리 접할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대 중반에는 한국관광공사 영어 통역가이드를 거쳐 아시아나 항공 Stop-Over를 전담하는 업무를 하였습니다.

1992년에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국내 모 한방병원의 지원으로 중국 북경 중의약대학에서 11년동안 공부하였습니다. 3명의 중국 명의 교수님들로부터는 3년동안 도제식 교육을 받기도 했구요. 한국에서는 교수님들 통역을 맡기도 했었습니다.

현재의 일(직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4년 학업을 마치고 중국이나 미국에서 한의원 개원을 준비중에 있을 때였는데, 싱가포르 현지인으로부터 싱가포르에 한의원을 투자하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싱가폴에 오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중국 인민일보 기자인 북경 친구의 소개로 말레이시아인이자, UN 고위직에 있는 인사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 분을 통해 조호바루에서 현지 인맥을 구축할 수 있었고 정착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분들은 한의원에 자주 오시는 고객들이십니다.

본인의 주된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본인의 핵심역량)

오랜 해외생활을 하다보니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낯선 곳에 가고 , 처음 해보는 일에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외국인들과 교류를 해보면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 한국인들에게 굉장히 호의적이고 관심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친구 사귀기가 쉬운 것 이지요.

저의 장점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부족한 점이 많죠. 부족한 점을 알기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고맙게도 어려울 때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기꺼이 도움을 주는 지인들이 계셨습니다. 스스로 부족하기에 항상 맺어진 인연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업무 중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나요?

말레이시아, 싱가폴에는 기존에 화교들이 운영하는 한의원이 많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한국인 한의사라고 하니 한국에도 한방(한의학)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의원에 오셨던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었는데, 고맙게도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주변 친지나 친구들을 많이 소개해 주셨어요. 중국계 화교들은 특히 이런 관계에 익숙해서 “친구가 소개시켜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친구” 라는 의식이 강하고, 한 번 잘 맺어진 관계는 웬만해선 꾸준히 유지가 됩니다. 흔히 말하는 ‘꽌시’죠.

일례로 한 번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일 큰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COMA 상태에 빠져서 24시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정을 받은 환자의 가족이 마지막으로 저에게 치료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침을 맞고 바로 반응을 보이더니 다음날에는 의식이 완전이 돌아오셨죠.

또 한번은 심장 수술을 7번 하였는데 이제는 막힌 혈관이 너무 많아서 방법이 없다고 싱가폴 Raffles 병원에서 진료비까지 돌려받았다는, 어느 회장님이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이 분이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셨는지 저에게 매달리셨는데, 저도 놀랄 정도로 너무 호전이 되신 겁니다. 치료 받으시고 이제는 안 아프고 비행기 타고 외국 출장도 자주 가신다며, 만나는 분마다 얼마나 자랑을 하고 다니셨는지 모릅니다.

이런 일들이 몇 번 있다 보니 소문이 나게 되어, 조호바루 주 왕실에서도 몇 분 오셔서 치료 받으시고 이런 스토리가 신기했던지 말레이시아 일간지에 3면에 걸쳐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미래에 본인의 직장(직무)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Covid-19으로 인해 해외 교민사회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조호바루도 싱가폴과 국경이 막혀서 피해가 크고, 저희 한의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앞으로 국경이 다시 열리고 인적교류가 다시 시작을 하면 예전과 같은 활기찬 생활을 다시 할 수 있겠지요.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더 커져서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몇 년동안 조호바루에 한국인을 포함, 많은 외국인들이 유입되면서 도시가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 회복되겠지요. 그때가 되면 저희 한의원에도 좋은 기회가 오리라 소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장님의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주세요.

최근 몇 년 동안 한국과 중국에 있는 병원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앞으로 조호바루에 거주인구가 늘고, 도시가 발전하는 것에 발맞추어 “Total Well-being Solution” 을 추구하는 종합한방의료센터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7년전 부터는 부원장님 한 분이 더 오셔서 함께 근무 중에 있고, 2019년에는 한방미용 전문한의사와 협업을 했었고, 앞으로도 중국과 한국에서 최신 한방의료시스템을 도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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