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신간 도서 ‘Z세대 트렌드 2026’을 통해 다가올 2026년의 시대 변화와 Z세대 트렌드를 전망했다. 연구소는 저성장, 인구 절벽, 기후 위기, 그리고 인공지능(AI) 발전 등 복합적인 변화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반대급부로 주목받고 있으며, 소비의 희소 가치 중심이 ‘물질적 소유’에서 ‘시간의 향유’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1. AI 시대의 역설: ‘감정’이 화두, '메타센싱'이 뜬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1년간 900여 건의 트렌드 사례와 7000여 개의 소셜 빅데이터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감정'이었다. 특히 Z세대가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감지하고 관리하는 태도가 포착되었으며, 이를 '메타센싱(Metasensing)'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했다.

'메타센싱'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확장된 개념으로,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며 관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AI, 감정 객관화의 새로운 도구로 부상

눈에 띄는 변화는 AI의 활용 목적에서 나타났다. 과거 학업이나 업무를 위해 활용되던 AI가 이제는 자기 감정을 털어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조사 결과, 생성형 AI를 자주 사용하는 20대(19~29세) 4명 중 1명(24.5%)이 AI를 통해 심리 상담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Z세대가 AI에 고민을 털어놓으며 불투명한 감정을 객관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며, 이는 감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타센싱의 일환으로 AI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29세 김OO 씨: "챗GPT와 대화하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바로바로 비워내는 편이에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채팅방에 제 상황을 적기만 해도 기분이 나아지더라고요."

'코르티솔' 관리 루틴, 삶의 질 개선으로 인식 확대

Z세대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생활 습관을 통한 감정 관리에도 적극적이다. 산책, 격불, 뜨개질 등 여가 활동과 수면 관리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2025년 상반기 코르티솔 언급량은 2024년 대비 1.5배 증가했으며, 연관어로 ‘루틴(1300% 폭증)’과 ‘삶의 질(1900% 폭증)’이 두드러졌다. 과거 질환이나 치료 영역에서 주로 언급되던 코르티솔이 이제는 스트레스 관리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루틴의 요소로 인식되는 것이다.


사회적 희소 가치, '다정함' 갈망

흥미롭게도 Z세대 사이에서는 다정함을 갈망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나 ASMR 채널 댓글을 통해 익명의 사람들과 따스하고 다정한 말을 나누며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것이다. Z세대는 '다정함'이라는 태도 자체를 우리 사회의 드물고 소중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메타센싱이 개인 감정 관리를 넘어 타인의 감정을 감지하고, 인간 관계 개선과 우리 사회의 다정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 새로운 소비 패턴: 지금 이 순간만 누리는 '적시소비'

희소 가치의 중심이 물질적 소유에서 '시간의 향유'로 옮겨가면서, Z세대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팝업 백화점' 된 박람회, 밀도 높은 '시경비' 추구

최근 팝업스토어를 넘어 박람회가 Z세대에게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Z세대는 박람회를 여러 팝업스토어가 모인 ‘팝업 백화점’처럼 인식하며, 시간 대비 밀도 있는 경험, 즉 '시경비(시간 대비 경험의 밀도)'를 따지는 소비 니즈를 반영한다.


'FOMO NOW'의 등장과 '제철' 트렌드의 확산

오랫동안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던 심리는 '타인에 비해 뒤처질까 두려워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였다. 그러나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FOMO NOW(Fear of Missing Out Now)가 부각되고 있다. 지금만 마주할 수 있는 감각이나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는 심리다.

이러한 새로운 불안은 '적시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철'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으며,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제철 관련 언급량은 2022년 대비 1.6배 증가했다. 제철의 연관어는 식재료를 넘어 굿즈, 드라마, 소설, 패션, 페스티벌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구소는 Z세대가 가격, 수량 등 물질적 가치보다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채울 수 있는지에 주목하며, 이런 맥락에서 순간의 경험을 온전히 느끼려는 적시소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공간 마케팅 분야에서는 소비자들이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적시적 경험'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