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위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워온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202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마차도의 수상을 공식 발표하며, "커져가는 어둠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불씨를 지킨 용기 있는 여성"이라며 "라틴아메리카 현대사에서 눈여겨 볼 용기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마두로 독재에 20년 이상 저항, 투쟁의 상징으로 우뚝
산업 공학자 출신인 마차도는 2002년 공정한 선거 감시 활동을 펼치는 시민 단체 '수마테(Súmate)'를 공동 설립하며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를 기록하며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나, 독재 정권에 맞서다 2014년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2012년에는 야당 '벤테 베네수엘라(Vente Venezuela)'를 창당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맞서는 투쟁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독재 정권의 탄압으로 공직 출마 금지, 출국 금지 등 끊임없는 정치적 박해를 겪어야 했다.
마차도는 2023년 10월 야권 통합 후보 경선에서 92%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하며 2024년 대선 출마를 시도했다. 하지만 마두로 정권은 그녀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고, 결국 야권 단일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2024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 속에 마두로 정권이 승리를 선언하자, 마차도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다 당국의 탄압과 체포를 피해 1년 넘게 은신 생활을 이어왔다. 2025년 1월에는 시위 도중 잠시 체포되었다 풀려난 후 다시 피신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받아왔다.
노벨평화상 수상, "안전 위협할 수도" 우려도 제기
마차도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그녀의 측근인 곤살레스 우루티아는 AFP 통신을 통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는 마차도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차도의 노벨상 수상이 독재 정권의 추가적인 탄압을 불러와 그녀의 신변 안전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그녀는 은신처에서 수상 소식을 접했으며,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향한 투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