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경력자, 퇴사 이후 구직활동은 어떻게?

박지순 발행/편집인 승인 2020.04.19 14:33 | 최종 수정 2020.04.19 15:30 의견 0

코로나19는 채용시장을 강타했다.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가 연기되고 공기업 및 공무원 시험마저 무기한 연기되었다.

코로나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기업이 살아남느냐는 생존의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와 같은 비상경영 체제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전부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비용절감안에서 큰 요소를 차지하는 인건비 절감은 무급휴가 및 정리해고 등의 형태로 서서히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퇴사는 자발적인 이직자 및 저성과자 등, 특정인이 아닌 내부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누구든 직면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퇴직 이후에 밀려오는 미래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과 경제적인 압박은 퇴직예정자 혹은 퇴직자가 피해갈 수 없는 것이며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서라도 전략적으로 구직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한 직장에서 오랜기간 재직하거나 구직하기에 다소 연배가 높은 40,50대 경우는 여러 방법을 활용하여 계획적인 구직 활동을 해야 한다.

우선, 구직의 필수항목인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 꾸준히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직장인은 거의 없기에 과거에 써놓은 경력사항을 기초로 하여 최근 업무경험 및 성과들을 기입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는가인 것인데, 보통 경력사항을 기재하면 업무중심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영업을 총괄했다면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거래처를 개척하며 기존 거래처를 유지,관리하고 영업인력을 육성한다 등이다.

하지만 영업총괄이라는 직책만 넣어도 위의 역할들을 해야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직무를 나열식으로 작성한다는 것은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이력서 작성이 아니다.

기타 여러 이력서 작성법에서도 강조하듯이 경력직 이력서는 성과가 있어야 하고 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본인의 역량이 잘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

역량을 잘 표현하려면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은 스스로의 강점이다. 강점을 발견하는 법은 여러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필자가 권하는 방식은 기존 직장에서 성공했던 프로젝트를 리뷰하는 방식이다.

경력자들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프로젝트가 있고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급히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나뉜다. 여기서 본인이 주도하에 진행되었고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4,5개를 선정한다.

선정된 프로젝트의 성공요소를 분석해보고 그 요소 중에서 본인의 어떤 점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는지를 파악해 본다. 아마 스스로이든 주변의 평가이든 성공으로 이끌고 변화를 주도한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본인의 강점이다. 

필자는 이를 '한칼'이 있어야 한다고 표현하는데 일단 뽑으면 끝난다는 그 무언가이다. 

결국, 지원한 기업에서 본인의 강점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 부분이 기업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구직으로 이어진다.

혹시 본인의 강점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다음의 방식도 유용하다. 직접 시장으로 진입해 역량을 테스트해보는 방식인데 간략하게 말하자면 긱워커(gig-woker) 플랫폼을 활용해 보는 것이다. 혹은 전문가과의 상담을 통해서 커리어패스 (Career-path)를 리뷰하고 프로젝트 사례를 통해서 함께 발견하는 방식이다.

다음은 인적 네트워크를 정비해야 한다. 즉 인맥관리를 해야 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네트워크는 단순한 학연과 지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네트워크 관리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이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기업에 추천해줄 수 있는 인맥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본인의 실력을 인정해 주는 평판 레프리 (Reputation Referee)를 관리하는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그 동안에 소원했지만 업계에서 나름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인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경력이 많은 퇴직자들은 그들이 쌓아온 실력만큼 인맥도 많지만 구직에 직면해서는 지인에게 쉽게 일자리를 부탁하지 못한다.  이유는 구직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과 자존심인데 몇개월이 지나서도 구직을 하지 못하면 자괴감으로 바뀔 수 있다.

잡(JOB)시장은 항아리형 구조여서 신입으로 진입하기 힘들고 위로 올라가기 힘들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중간 허리에 있는 경력자들은 이직의 기회가 많고 중년은 그렇지 못하다.  

결론적으로 퇴직한 이후에 바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이력서를 꼼꼼히 다시 정비하고 인맥들을 부지런히 만나도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

이유는 업계가 빤하여 갈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어서이다. 특히 일반 관리직은 산업을 넘나들 수 있는 범위가 넓으나, 업계의 특수직군은 동종기업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이직 및 구직 시에 막연하게 기회가 올거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문 밖에서 노크를 해아 하듯이 내가 선택한 집 문앞에 서서 들어가고 싶어한다고 신호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응답이 없는 집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간혹 집주인의 성향이 너무 괴팍하다는 소문으로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집안에 들어가서 살림살이와 집의 견고함 등을 살펴봐야 진실을 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마음이다. 즉 업계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이다. 업계는 마치 중력의 힘으로 일정 궤도를 유지하는 우주와 같아서 중앙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힘이 없으면, 서로를 밀고 당기는 노력이 없으면 위성들은 서서히 중심에서 멀어지게 되어있다.

즉 업계에 남고자하는 의지가 없으면 존재감이 사라진다. 남들로부터 잊혀진다.

위에서 나열한 준비하는 방법이 다소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미리 인식하며 실천함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어려운 시기에 중년들이여 힘내고 미래를 준비해보자.  이 글을 통해 필자도 다시 공전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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