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 에니로직스 대표 "직장에서 인정받는 방법이 있다면......"

박지순 발행인 승인 2019.06.03 00:00 | 최종 수정 2022.04.10 19:05 의견 1

머스트뉴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이야기를 듣고 취업, 이직, 창업 등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독자들께 유익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엔 에니로직스 박선규 대표입니다. 에니로직스는 신생기업으로 심장마비 위험을 감지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편집자주>

(사진=박선규 대표 제공)
(사진=박선규 대표 제공)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 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시나요? ( 구직 시 최근 직장)

(주)에니로직스라는 신생기업의 창업자 중 한 명으로 소비자들의 심장건강 상태를 상시로 체크하고 심장마비 위험을 감지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나 회사입장으로나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는 소프트웨어 개발은 완료되어 실제로 건강한 사람들과 심장병 히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테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주된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본인의 핵심역량 )

경쟁력은 사회에서 평가해주는 것과 본인이 느끼는 것으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경쟁력의 기준들은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사업을 시작해보니 쉽게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에 대한 미묘한 대처능력과 인간관계 관리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에 비유하자면 오케스트라 지휘를 할 때 단순히 손짓 뿐 아니라 표정, 눈빛, 분위기 등을 활용해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초등학교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간 후, 가족들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대학교까지 마쳤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식당, 옷가게, 커피샵, 꽃배달, 공항 아르바이트 뿐만 아니라 휴학을 하고 은행에서 창구직원으로도 일을 틈틈이 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졸업직전까지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못해서 4학년때 인턴을 했던 Smith Barney(현 Morgan Stanley Wealth Management)에서의 경험이 인연이 되어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선물/옵션 투자회사가 제 첫 직장이 되었습니다. 그 후 두 세 군데 직장을 전전하다가 경영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2년간 공부한 후 한국에 와서 IT제조 회사에 취업했는데, 그곳에서 함께 일하던 물리학과 출신 엔지니어와 뜻을 같이하여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20대에 여러 분야 경험을 많이 했고 유럽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상당히 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를 가져서 다양성에 대한 이질감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는 수학이나 물리학과 출신 개발자분들은 저와는 상당히 다른 백그라운드와 생활철학을 갖고 계신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어쩌면 가장 큰 경쟁력인 것 같습니다.

업무 중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나요?

문제점은 항상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이므로 늘 문제점을 몇가지씩 존재하는 버젼을 활용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각종 기능들을 업데이트하고 문제점을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힘이 필요한데, 스타트업 운영의 특성상 지인들을 많이 동원해서 해결하거나 직접 공부를 합니다. 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공부해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운영이 불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의 규모에서는 관리가 가능하지만 규모가 커진다면 지금까지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아마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본인의 노하우 포함 )

직장에서 인정 받는 가장 쉬운 방법 중 두가지는 사람과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람이라는 의미는 내 앞에 존재하는 바로 그 특정 직장 동료, 후배, 상사를 의미합니다. 제가 미국직장과 한국직장을 다니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역시 사람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회사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회사는 실존하지 않는 legal entity이므로 회사나 회사의 비젼으로부터 인정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면접을 할 때나 회사생활을 할 때는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에게 나의 존재감을 인식시킨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되 본인 원래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사람들이 나의 모습을 너무 불편해한다면 이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두번째로, 실력은 기본입니다. 저는 일반적인 직장에서의 실력이라는 것은 특별한 자격증이나 두뇌회전속도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직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말 어려운 일을 회사가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경우는 귀찮거나 내가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업무가 주어져서 열정없이 업무에 임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주어진 업무에 대해 노트필기를 해가면서 꾸준하고 진득하게 해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5년 이상 근무하다보면 더 중요한 “진짜”실력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때가 오겠지만 그 전에는 급여에 대한 댓가라는 생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미래에 본인의 직무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분야는 컴퓨팅파워의 향상, 데이터의 디지털화, 그리고 데이터저장공간의 확장 등의 혁신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질문해주신 내용은 직무에 대한 것이므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직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정보습득 및 교육 비용이 계속 저렴해지면서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스타트업 창업이나 큰 기업을 상대로 작은 프로젝트를 개발/운영하는 업무의 니즈와 효율성도 커질 것입니다. 단순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기보다는 그것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실력이 가장 중요하므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좋은 소프트웨어와 업무의 아웃소싱을 활용해서 굳이 모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필요는 없다는 부분이 매우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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