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시작과 함께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질서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미국 우선주의'의 귀환과 기술 패권 경쟁, 그리고 멈추지 않는 지정학적 갈등은 기존의 국제적 공조 체계를 위협하며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무대를 뒤흔들 주요 핵심 이슈를 세 가지 키워드로 짚어본다.


'트럼프 2.0'과 흔들리는 세계 질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2025년 지구촌의 가장 강력한 변수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복귀는 동맹국들에는 방위비 분담 압박으로, 적대국들에는 강력한 경제 제재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정책 기조는 글로벌 공급망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자주의 시대가 저물고, 철저히 자국 이익에 기반한 양자 협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경제 안보'의 일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해소되지 않은 지정학적 위험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식량 안보를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의 긴장은 단순한 군사적 대립을 넘어 반도체 등 핵심 전략 자산의 공급망 차단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제 각국은 단순한 '효율성' 중심의 교역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만 협력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강화하며 경제를 곧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다.

*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은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생산 기지 이전'을 뜻하는 쇼어링(shoring)이 합쳐진 말로,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나 우방국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전략.

'에이전틱 AI'의 본격화와 에너지 전쟁

기술 분야에서는 'AI 대중화'를 넘어 'AI 실행'의 단계로 진입했다. 사용자의 지시를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산업 현장에 투입되면서 생산성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AI 가속화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야기하며 새로운 에너지 갈등을 낳고 있다.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면서, 원자력 발전 재점검과 신재생 에너지 확보를 둘러싼 각국의 속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불확실성 속 '회복탄력성' 확보가 관건

2025년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해였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가 간 성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내부적인 회복탄력성을 갖추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