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인터뷰 ] 박지혁 '와들' 대표 "역량은 변화를 만드는 힘"

박지순 기자 승인 2023.12.21 12:15 | 최종 수정 2023.12.21 14:49 의견 0

금번 스타트업 인터뷰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SaaS 형태로 커머스 기업에 공급하여 비즈니스를 선도하는 와들 (WADDLE) 의 박지혁 대표입니다.

‘와들’은 중증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보이스 쇼핑 소리마켓을 운영하고 있으며 음성 쇼핑 데이터를 수집하여 누구나 대화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찾고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는 대화형 쇼핑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 기업입니다. 최근 D-Tech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OpenAI 협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실력있는 스타트업으로 누구에게나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주세요. 또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디지털 세상에서 누구나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저희 회사의 비젼이자 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평소 로봇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아이언맨 슈트를 입으면 가공할 힘을 발휘하는 영화을 보고 재활 공학, 보조 공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에 매우 흥미를 느꼈는데 단순히 걷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방법을 가르쳐 주는 로봇으로 환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술이 환자들 혹은 장애인들에게 힘을 발휘하는 일을 하고 싶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 와치를 만드는 기업에서 인턴 생할을 시작했고 장애인의 디지털 격차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하고 싶어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대학2학년 ‘와들’이라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현재 배리어프리( barrier-free)쇼핑몰 ‘소리마켓’을 4년반 동안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각장애인들은 의식주에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분야에서는 달랐습니다. 윈도우가 업데이트 되니 시각장애인용 보조 프로그램은 호환이 안되어서 하루 아침에 컴맹이 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즉 OS가 업데이트 되면 연결 프로그램도 함께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사용을 할 수 없습니다. 기술의 진보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기술의 사각지대가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으로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원하는 것을 물어보면 즉각적인 답을 얻을 수 있는 대화형 AI 쇼핑몰 개발로 답을 찾았습니다.

상품 정보의 문자가 이미지 안에 있으면 단순 이미지 파일로 인식을 해서 시각장애인들은 상품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지 안의 상품정보 중에 텍스트를 추출해서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2020년 7월에 소리마켓을 오픈했습니다. 현재 11번가와 협업하고 있는데 11번가에 있는 상품들을 소리마켓이라는 플랫폼과 연동하여 시각장애인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회사 초창기에는 소리마켓 개발을 함께 고민하고 연구했지만 최근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커머스 기업에게 B2B SaaS 형태로 공급하는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팀원들 간에도 업무 분장이 이루어지면서 저는 주로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따른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인재 채용과 자금운용, 핵심 고객 영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와들 멤버들

본인 및 회사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언제나 위기가 찾아왔지만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의 지속적인 이유를 찾아야했고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단계별 역량이 필요했습니다.

초기에는 어떻게든 사용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사용자 조사를 위해서 복지관을 찾아가서 실제 시각장애인들을 인터뷰했는데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저희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고 시각 장애인을 위해 제품을 만들겠다고 인터뷰를 하러 오는 기업담당자들이 많았지만 실제 제품화 되지 않거나 제품화 되어도 사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고 노력 끝에 ‘소리마켓’을 통해 실제 구현했습니다.

현 단계는 시각장애인들이 대화형 AI를 통해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잘 할 수 있게 할까’라는 다음 단계의 숙제가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쇼핑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쇼핑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소셜임펙트’적인 측면과 사용자의 입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재점검했고 BtoC 운영만으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SaaS 형태로 공급하면 더 많은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BtoB 사업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역량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회사의 중,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변화에 적응하며 더 나아가 변화를 만들어가려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에서 대화형 AI 가 비단 시각장애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쇼핑몰을 쉽게 사용하기를 원하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버층의 경우는 구매는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몰에 적립해 둔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서 별도로 공부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화형 AI를 활용하면 실버층 뿐 아니라 여러 계층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플랫폼으로 접목하여 보다 쉽게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 및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쇼핑몰을 운영하는 판매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쇼핑몰 MD나 마케터는 어떤 상품이 많이 팔렸는지 내부 판매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사용자가 왜 물건을 구매 했는지에 대해서 알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대화형 AI를 활용하면 실제 소비자의 선택과 관련한 데이터가 남게 되어 소비자의 NEED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구매 요인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CRM에 즉각 접목이 가능하여 매출 신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업무 중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나요?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과연 해결이 가능할지 파악하는데 시간을 들입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해결보다는 내부적인 변화가 필요한 경우도 생깁니다. 가령 핵심적인 팀원이 번아웃으로 그만두겠다고 했을 경우 휴가를 주고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할지 스스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 주고 새로운 멤버를 채용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솔직히 올 한해는 정말 좋은 해였습니다. 올해 팀원이 한 명 늘었고 기존 팀원들의 이탈이 없습니다. 조직 문화도 정착이 되었고 새로 시작한 SaaS 비즈니스 매출도 올라갔습니다.

고객과의 문제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만 내부적인 문제는 해결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올해가 좋은 해라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 내의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보다 비즈니스에 전념하는 데에 힘을 썼습니다.

조직 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저 나름의 이해가 필요했고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작년에는 인원 변동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목표가 생겼고 새로운 채용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초기 구성원들이 가장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중요했고 또한 기존의 멤버들이 구축했던 문화와의 조화가 더욱 필요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가. 조직이 성장함으로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는데 그 일환으로 수평적인 정보공유, 결정과정에 대한 공유, 비합리적인 결정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조직문화도 하나의 프로덕트(product)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앱이 업데이트가 없으면 고객이 떠나가듯이 지금의 문화가 좋다고 안주하면 구성원들의 불만이 생기고 종국에는 회사를 떠날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 발전시킬 부분을 찾아야 하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회사는 작은 조직이어서 한명이 하는 역할들이 다양하고 실제 더 많은 업무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조직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해서 원하는 성과를 달성했을 때에 그 결과는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잘되면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을까를 돌아보고 전체적으로 어떤 투입 내지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검을 통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이 어떻게 선순환이 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개인 노력의 합을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는 평가보상 시스템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연봉 협상도 기존의 기업들이 진행하는 년 단위가 아닌 매월 보상을 신청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급여를 현실화하여 의견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할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이 있다면? ( 본인의 노하우 포함 )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은 다른 분의 의견이나 판단에 흔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은 다른 분들의 좋은 의견은 참고해서 듣지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본인이 꼭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는 의지가 있다면 해야 합니다. 이러한 분들이 중간에 어려움에 봉착해도 끝까지 회사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본인 스스로 어떠한 방법으로든 해결해야 할 문제라 생각하면 창업을 해야 하는데 마치 사람이 밥을 먹는 것을 그만두지 않듯이 창업은 일단 시작하고 일상생활의 루틴처럼 꾸준히 업을 유지해야 합니다.

왜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선배 창업가는 ‘본인이 그만두어야 할 때는 본인만이 안다’라는 대답으로도 창업을 왜 해야 하는지의 답이 되기도 합니다.

미래에 본인의 직무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희는 대화형 AI기술을 SaaS 형태로 쇼핑몰에 확대하고 있는데 대화 데이터를 활용한 CRM 마케팅에도 접목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리마켓이 없어도 되는 세상이 오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쇼핑몰을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소리마켓이 작은 오아시스라면 베리어프리 기술들이 다양한 플랫폼에 활용되어 바다를 이루었으면 하고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사용으로 가장 직관적이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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